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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유골함 들고 비행기 탔다가 엄청난 서비스를 받은 남자.SSUL

썰/울컥하는썰

by 오늘의썰 2021. 11. 2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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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달전 저를 펑펑울린 한 항공사가 있었는데

그 일이 생긴지 벌써 두달이 지났네요.

베트남 다낭에서 일을 하며 지내던 제 여동생이

중증 뎅기열로 인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날아갔지만

제가 베트남에 도착한지 딱 24시간만에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영사관과 현지교회 (다낭한인연합교회)의 도움으로

간략하게나마 장례식도 하고

화장도 바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귀국 비행기도 알아보려는데

도움주시던 분이 돌아갈 땐

한국비행기 (한국업체) 를 이용하라고 하시더군요

오후 10시 45분에 다낭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이스타항공이 있어서 예매를 했고

동생의 유골은 공항에서 받기로 해서

미리 티켓팅을 하였습니다.

“유골함과 함께 탈 예정입니다.” 라고 했더니

저쪽에 있던 한 여성분이 오시더니

연락을 미리 받았다면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갈 수 있게 두자리를 준비하겠다고 하시더라구요.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게다가 동생을 계속 품안에 안고있어야 하는지라

사실 걱정도 하고 있었습니다.

티켓팅을 마치고 30분 후

한줌의 재가 되어버린 동생을 품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대성통곡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의 심정이었지만

제 동생을 한국까지 그리고

부모님의 품안에 안겨드리는 그 순간까지

정신을 절대 놓으면 안 될 것 같더라구요

정신을 차리고 출국심사와 보안검사를 하는데

이때가 문제였습니다.

이런 말하면 어쩔지 모르겠는데….

하.. 후진국은 후진국이더군요

동생의 유골함을 검색대에 통과시키는데

관련직원들이 그걸 한참 구경하더있더군요.

게다가 방부처리 및 사망신고서등을 보여줘야하는데

그걸 받는 직원이 무슨 벌레 만지는거 마냥

두손가락으로 겨우 찝어서 받고

그걸 또 온 직원들과 돌려가면서 구경을 하더라구요.

어떤 여직원은 이게 뭐지하면서 왔다가

유골함인걸 알고는

저와 동생을 벌레보듯 그렇게 쳐다보기도하고….

참고로 순화해서 벌레보듯이라고 표현한 것 입니다.

그분들 입장에선 흔치않은 광경에

신기하기도 할 순 있겠지만..

저의 특별한 상황에서 겪은 상황이기에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반영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혹시나 언짢은 부분이 있으시더라도 이해부탁드립니다.

정말 악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괜히 동생에게 좋을 것도 없겠다 생각이 들어

눈물을 겨우 참고

동생을 더 꼭 끌어안고

게이트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비행기에 탑승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어머님들이 많아서

참 시끌벅적하더군요.

체크인이 시작되면

저분들이 가장 먼저 줄을 서서 탑승하실게 뻔하니

차라리 앉아있다가 덜 혼잡할 때 타자 라고 맘을 먹고 있던 찰나

한 직원이 다가옵니다.

“동생분과 함께 가시죠?

먼저 체크인 도와드리겠습니다.”

“네???”

“먼저 체크인하시고 탑승해계시는게 더 편하시지 않으시겠어요?”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먼저 체크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양손으로 동생을 안고있어서

여권과 티켓을 보여주기도 힘든상황이었는데

외투에 있다고 하자

조심스럽게 꺼내서 확인하시고

다시 넣어주시더라구요.

체크인을 막 마치고 비행기쪽으로 이동하려는데

티켓팅 때 도움주셨던 그 분이

에스코트를 해주겠다며

함께 비행기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동생에 관해 약간의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왔는데

그 분의 마지막 말씀이

오늘 이 글을 쓰게된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답니다.

“모든 크루원들에게 이야기는 해두었습니다.

불편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구요.

동생분의 마지막 비행을

저희 이스타항공이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눈물이 쏟아지더라구요.

보안검색을 통과할 때 그 모든 설움이 녹아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비행기를 좋아하던 동생이었던터라

저 말에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비행기 좌석앞까지 에스코트를 해주시고

다시한번 승무원들에게

제 편의를 봐달라는 말을 전달하고 가셨습니다.

게다가.. 두자리로 알고 있었는데

무려 세자리를 비워주셔서

정말 너무나 편하게 동생과 함께 올 수 있었습니다.

2019년 11월 25일

베트남 현지시간 오후 10시 45분

다낭발 인천행

이스타항공 ZE592 편 관계자분들

감사 인사가 많이 늦었습니다.

베트남에 갈 때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지고 갔지만

귀국할 때는 그렇지 못해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 힘든 마음을 함께 위로해주셔서 힘을 얻고

목놓아 기다리시던 부모님 품안에

동생을 안겨드릴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합니다.

동생과 함께하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비행,

그리고 동생의 마지막 비행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베트남에 갈일은 아마 없지않을까 싶지만

이스타항공이 베트남 다낭만 있는게 아니겠죠?

비행기를 이용할 때면 이스타항공 꼭 잊지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두서없이 써내려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저 작은 마음을 전달하고자하는 글인데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댓글로 많은 위로를 보내주시고 계십니다.

사실 젊은 나이인데다가 화장까지 하고 온터라

한국에서는 장례식도 못치르고

그저 교회에서 추도예배 드리는 것으로 대신하고

바로 추모관에 봉안하였습니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동생 장례식장에 와주신거라 생각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답변을 달아드리려고 합니다.

다시한번 동생의 명복과 저와 부모님의 안녕을 기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에게 여기를 알려줬던 친구가

몇몇분들의 주작의심이 맘에 걸렸던지

저에게 간략한 인증을 하면 어떻겠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굳이 그게 필요할까 하다가

워낙 영화 같은 일을 저또한 겪었기에

그분들도 믿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당일 탑승권을 올려봅니다.

몇몇 매체를 통해 성까지도 공개가 되었기에

이름 부분만 가리고 올립니다.

혹시나 의심하셨던분들께

의심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셔서

부모님과 댓글을 보며 힘을 얻고있습니다.

너무나 작고작은 소시민중 한사람이지만

보답하고 베푼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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