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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미스테리한 인연들이 있으신가요?
라는 상무님의 달콤한 속삭임에 넘어가 그렇게 나는 시카고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를 타는걸 유독 싫어하지만 비행기를 타자마자 눈을 붙히면 경유를 제외하곤 도착지 까지 풀잠을 자는 나에게
13~14시간의 비생은 큰 거부감이 없었다.
어느덧 자고 일어나니 벌써 도착, 이러저래 짐을 찾고 호텔에 짐을 풀고
시카고에선 시카고 피자다를 외치며 DT의 맛있어보이는 피자집을 찾아 헤메던 찰나,
4~5곳정도 시야에 잡히던 피자집중 유독 한집! 주변의 집들보단 유독 허름해 보이는 피자집이 이상하게 꽂혔다.
이건 뭔가 있다하면서 호기롭게 들어간 피자집은 뭐 그냥 피자집…
암튼 가게에는 한무리 백+흑 형들 그리고 그녀가 있었던 3~4명의 젊은 동양인
3~4명 사이에서도 유독 키도 크고 눈도 크고 가장 아름다우셨던 분 그분이 계속 눈에 들어 왔다.
물론 말을 걸거나 그러진 못하고 우와 진짜 이쁘다 진짜 여신이다 하면서 그저 쭈그리처럼 구석에서 피자를 처묵처묵만….
암튼 이래저래 일도 마치고 그녀를 또 볼수 없나 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다시 세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안
피자집에서 봤던 여신같던 그녀는 승무원 이었다.
엄청 반가웠지만 뭐 나를 본것도 아니니 그냥 쳐다만 보고 있었어요 “우왕, 캐이쁨 아시아나 짱짱걸”
남자답게 다가가 피자집 구석탱이에서 부터 계속 사모했습니다 당신과 함께 서울에서 즐거운 저녁을 한끼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고는 싶었지만 용기가 없던 나는 그냥 그렇게 비행기에서 내리는 걸로 마무리 되었다.
그 후 간혹 그 화사한 얼굴이 생각나긴 했지만 워낙에 일이 많다 보니 그냥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 갔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2월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학교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빠, 여자친구 없고 여전히 집구석에 박혀서 레고 만드느니 소개팅을 해라”
할것도 없고 혼자서 찌질대던 전 콜을 외쳤고 연락처를 받았다.
그 후 전개되는 일반적인 대화들..
” 안녕하세요. 무역센터라고 합니다. 후배 소개로 연락드립니다.”
뭐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저정도 그녀도 디테일하게 물어오진 않았다
깊게 캐묻지 않았던 이유는 뭔가 기대감을 증폭시키기 위한 나의 깊은 생각은 개뿔
원래 말도 잘 못하고 숫기도 없어서 였다.
암튼 연락한지 이틀만에 약속을 잡고 밤 7시반 갤러리아 앞에서 보자고 했다
오랜만에 하는 소개팅이라 늦지않기위해 한 6시쯤 나와 시동을 걸고 부랴부랴 간 난 갤러리아 앞에서
전활 걸었다. 어디시냐고 나 도착했다고 도로앞에 비상등 켜놓은 검은색 차라고 했더니 저 멀리서 누군가 핸드폰을 쥐고
고개를 갸웃하며 내쪽으로 다가 왔다 나도 왠지 소개팅녀 인거 같아 차에서 내려 그녀를 보는 순간 오메…………….
그녀는 시카고 피자집 그녀 였다.
저는 이런 인연이 있었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좀 미스테리해서 ㅋㅋ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소름돋았던 순간이 차에서 내려 그분 얼굴 봤을때 그때 진짜 전율과 소름이 온몸에 쫘아아아악!
그리고 거기에 있던 +댓글
저도 운명같은 만남이 있었는데…..
2002년 군제대와 뜨거운 월드컵 시즌을 마치고
대학교 2학년 2학기 복학 후 첫 전공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에 앉아서
아웃싸이더인 복학생 티를 팍팍풍기며 교수님을 기다렸죠.
정~~~말 엄한 교수님 수업이었는데 긴 생머리를 가진 한 작은 후배가 지각을 하고 교수님깨 엄청 혼나는게 아닌가요?
복학후 학구열에 불타오른 나는 그런 후배를 한심한 눈으로 보면서 설렘도 느꼈죠.
연애는 아시다시피 사치 아닙니까? 뭐 나중에도 그냥 잊고 지냈는데 과후배니까 간간히 마주치는 정도..
이후 3학년 1학기 인가 2학기 인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어쩌다 수업중에 조별 과제를 그 생머리 후배와 하게 되었는데
네.. 조별과제 정말 대충대충 하더라구요.
거의 제가 다 했습니다. 주말에 같이 뭐 좀 하자고 연락했더니
부모님 농사일 도와주러 간다는 정말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더 군요.
농사일은 커녕 설거지도 못하게 생겨서는…참나……
화도 나서 캐물을까 하다가 그냥 참았습니다.
이뻐서요…그래도 뭐 어떻게 해보진 못했습니다.
연애경험도 없고 여자사람이랑 이야기 해본적도 없어서요..
또 시간이 흘러흘러 4학년이 되서 취업을 위해 영어스터디를
하게 되었습니다. 영어는 평생의 나의 적이지만, 어쨋든
취직을 위해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그 때 당시 토익 점수가
제 신발 + 키 정도로 참담했죠.
스터디하고 한 일주일 지났나.. 동기하나가 우리 스터디에
후배 한명을 데리고 왔습니다. 우오앙ㅋ 생머리 그녀네요.
이건 뭐 ㅋㅋ 이런 쪽이 없을 정도로 영어스터디는 비참했습니다.
제가 너무 떨어지는 실력으로 ㅋㅋ
매일 돌아가면서 문제를 내는 단어 시험을 봤는데,
유독 그녀가 저만 모르는 단어를 콕콕 찝어서……
창피했지만 열심히 했죠.. 암요…
저는 영어는 이래도 나름 전공은 탑 급으로 어쩌다 시험기간에
그녀의 공부를 도와 주게 되었고.. 밤을 새었고
새벽에 어찌하다보니 그녀는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들고
저만 강의실에 그녀와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그냥 센티해져서… 혼잣말로
‘내가 너 처음 봤을때 부터 좋아한 것 같다.. 고백같은 거
할줄도 모르고 하게되면 서먹해질까바.. 말도 못했다..
이렇게 나마 내옆에 네가 잠들었을때 이야기 할수 있어서
마음은 후련하네.. 좋아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모르겠지만
옆에서 지켜보은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ㅎㅎ
물론 그녀는 깨어 있었고 ;;; 얼떨결에 진짜 고백이 되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아 진짜 ㅋㅋㅋㅋㅋㅋ 암튼 미스테리한 만남의 시작은 이제
어느덧 졸업후 저는 대학원 진학을 그녀는 취준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때 최소형 승용차를 한대 가지고 있었고 학교에 오갈 때
그녀를 태우고 도서관에 데려다 주곤 했습니다.
어느 금요일 저녁 그녀가 저한테 오늘은 따로 가겠다고 주말에
부모님 농사일을 도와야 한다고 해서 제가 어디냐고 데려다
준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한사코 거절하길래 (사실 농사일이라니
믿기 어렵지 않습니까? 남자도 아니고) 일단 차에 태웠습니다.
목적지는 한시간 남짓 걸리는 시골이었고 마침 저도 잘 아는
지역이라 제가 간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출발하고 어느덧 목적지에 가까워져서 제가 자세한
도착지를 물었습니다. 그녀는 길을 알려주기 시작했고
그길은 제가 아는 아주 잘아는 우리 할머니댁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일단 침착하게 마을 어귀에 다다랐는데
그녀가 ‘우리 아빠가 여기 이장님 이셔……’
세상에.. 우리 할머니댁이 앞에 보이는데…….
우리 아버지 삼촌 고모가 태어나서 자라온 곳잇데…
몇가구 남지도 않은 시골마을에….. 하필 그녀의 아버지가…
이장님이라니….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저기 보이는 저집이 우리 할머니 댁이라고…..
그녀도 엄청 놀랐습니다…. 게다가 제 사촌과 예전에 학원도
같이 다녔다고…
일단 그녀를 내려주고 … 잽싸게.차를 돌려 집으로 왔습니다.
오는 내내 그녀와 어떻게 해야하나… 만약 사귀는게 동네에
소문이라도 나면 어쩌나.. 그러다 헤어지면 어쩌나….
일단 집에와서 넌지시 아버지께 고향 이장님은 어떤 분이냐
여쭸더니.. 다행히.. 좋은 분이고 작은 아버지와 친구라고
하셨습니다…
몇 일뒤 그녀와 만나 서로의 부모님께 알리도록 하기로
결심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 극구 말리시면서
시골 동네 소문이 무섭다고… 안된다 하시더라구요.
그녀 또한 어머님께서 불편해 하셨다고…….하더군요..
정말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설득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으로 그녀의 집에 찾아가서 부모님을 뵀는데,
마침 그녀의 할머님이 계셔서 인사드리고 제가 누구누구 손잡니다.
말씀드리니 펄쩍뛰면서 반가워 하시는게 아닌가요.
알고보니 저희 조부모님과 그녀의 조부모님은 오래된 친구사이로
어렸을 적 동네에 시집을 오게된 할머니들끼리 계도 하면서
여행도 많이 다니셨던 알고보니 베프셨던 겁니다…
세상에나….. 지구에서 한국에서… 같은 대학 후배가….
조부모가 같은 동네 베프일 확률이 얼마나 있을 까요??
결국엔 그녀는 지금 저의 아내이고 세 아이의 엄마로 지내고 있습니다
명절에도 편하게 본가 처가 다녀올수 있는………
이상입니다. 글 재주가 없지만, 한 분이라도 읽어주셧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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