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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 때 누구 결혼식 있어서 광주 갔었는데 비가 오던 날이었음. 비가 어어어엄청 내렸음
아빠는 일 땜에 따로 비행기 타고 오고 나랑 엄마는 기차 타고 갔었음그땐 엄마가 종이에 예식장 이름하고 번호 적어뒀음
도착해서 예식장 위치 물으려 전화했는데 엄마가 자꾸 어디라구요? 안 들려요 어디라구요? 이러시는 거야
전화 끊고 왜그래? 하니까 뭔 직원이 로봇처럼 말해? 이랬음
엄청 낮은 목소리로 기계음처럼 말했대
암튼 택시를 탔는데 아저씨가 거기에 그런 예식장이 있어요..? 아닌데? 이러심
엄마가 적어둔 종이 드리니까 예식장이 거기에 있어요..? 계속 이러셨음
엄마가 지금 늦었으니까 그냥 가주시라 하니까 아저씨가 출발하긴 했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내가요, 주1월8동 거기 사는데, 나 이런 예식장 본적 없어요. 그리고 이동네 이런 번호 안써요. 이러심.
엄마는 혹시 우리가 외지인이라고 이러시나 싶어서 약간 뭐지?하셨던 상태였음
아저씨는 자꾸 쓰읍..아닌데.. 이러면서 일단 가봅시다 하면서 갔는데
택시아저씨가 그 근처 다와서 손가락으로 어딜 가리키면서
여기가 무슨 여고이고 저기가 어디어디인데 주소보면 이 길가에 예식장이 있단 말이잖아요
아주머니, 여기 뒤로는 다 버려진 건물이에요 여기서 저기까지 쭉 버려진 건물이에요 여기가. 보면 알잖아요. 여기에 예식장이 왜 있어요.
이러는데 진짜 폐건물 엄청 큰게 있는거임. 건물도 엄청크고 건물 여러개 모인 단지 자체가 버려진 거였음.
엄마도 좀 당황해서 일단 내려달라고 하는데 아저씨가 자꾸 불안한 얼굴로 나랑 엄마를 쳐다봤음
암튼 그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서서 엄마가 핸드폰으로 다시 전화했는데 안 받았음
그래서 엄마가 건너편 상가있는데로 건너가서 사람들에게 묻자고 함
거기가 큰대로변이라 횡단보도가 저어쪽에 있어서
나랑 엄마랑 그 엄청난 빗속에서 횡단보도 쪽으로 갔는데
그동안 전화 다시 하니까 그땐 받는거임
거기 어디냐고 제대로 알려달라고 우리 무슨 버려진 건물단지 앞에 있는데 여기 아닌거 같다고 엄마가 말하니까
또 그 낮은 기계음같은 목소리로 안쪽으로 들어와서 올라오면 예식장이 있다고 그랬대;;
엄마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서 일단 물으러 가자고 함.
그래서 횡단보도 앞에 섰는데 아까 그 택시아저씨 있잖아
그분이 쭈욱 돌아서 다시 우리 앞에 온거임
아저씨가 막 아주머니, 그 예식장 어딘지 아니까 타세요 이러는데 엄마는 불안하니까 못 타고 있으니까
아저씨가 아주머니 걱정마시고 타세요 거기 예식장 여기 아니고 어디에요. 여기 위험하니 타세요. 아님 저기 앞에 내려줄테니까 거기서 택시타세요
막 이러셔서 탔음..
근데 아저씨가 하는말이 비오는 날에 예식장 찾는다면서 저기 가는 사람이 어디있겠냐고
저 건물이 버려진이 오래되어서 이지역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거임;
그래서 하도 불안해서 다른 택시기사한테 물어보셨대. 아니 근데 완전 다른 동이었음..
아저씨가 그 결혼하는 분이 식도 크게 열고 외지사람 꽤 많이 방문하는 결혼식이어서 망정이지 (신랑이 서울사람이었음ㅇㅇ)
자기가 택시기사 하면서 이렇게 기분 묘한적 처음이었다고 그랬음…
아저씨가 돈도 막 6천원 나왔다치면 우리더러 에휴..3천원만 내쇼.. 이러고 가셨음ㅠㅠ
암튼 결론은.. 우리 엄마는 이 이야길 아직도 조낸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써먹는다…
그러면서 막 광주 거기 진짜 다~ 그지 같은 선입견이라고 사람들 친절하고 좋다고 영업함ㅋㅋㅋㅋ
엄마가 막 그 낮은 기계음 목소리를 아직도 못 잊겠다고 그랬음.. 애들 목소리도 아니었고 할아버지가 낮게 억양이나 어조 없이 말하는 거였댔음…
+댓글
너 진짜 진짜 다행이었던 거임 그 건물 진짜 이 지역 사람이면 모르는 사람 없는 유명한 폐병원임..
+댓글2
저기 하도 흉측해서 광주시에서 돈 들여서 하얀색 페인트로 외벽 칠했을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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