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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별 보는 걸 엄청엄청 좋아했음.
막 방 천장에도 야광별 스티커 붙여놓고 엽서 같은것도 꼬박꼬박 모을 만큼 엄청 좋아했단 말이야?
일기에도 ‘오느른 달 눈썹모양이라 이뻣다’ ㅇㅈㄹ 해놓고 막 그랬음.
내 동생은 그냥 좋아했고
그래서 별 보러 다니는 여행을 꽤 자주 다녔는데, 어느날은 별똥별이 떨어진다는 거임 그것도 왕창.
마침 여름이라 방학이겠다 엄마가 잘됐다 싶은거지. 우리나라에서 되게 유명한 천문대 근처로 무박 여행을 다녀오기로 함 ㅇㅇ
나는 엄마가 그 소리 해주자 마자 일주일은 붕붕 떠다녔고 그 당시 내가 좋아하던 까까랑 야식 챙겨서 여행을 가게됨.
근데 천문대라는 게 보통 깊은 산에 있잖아?
이렇게 말하면 어딘지 아는 x끼 있을 것 같긴하지만
우리가 가는 천문대도 산골짜기에 있었음.
올라가는 길도 진짜 꼬불꼬불하게 전형적인 산골이고 거기 천문대에 있는 분이랑 우리 같이 별 찾아 오는 사람들 뿐이라 차도 별로 안다니더라.
거의 저녁 때 쯤에 올라가기 시작했고, 미친듯한 꼬불길이 한 1~2시간 정도 이어짐.
나야 애벌레 시절이었으니까 졸다깨다 하면서 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주변 풍경을 보고 있었는데,
(내 동생은 정말 어릴때라서 내내 쿨쿨 잤음) 내 눈에 뭔가 이상한 게 보이는 거야.
정확하게는 절대 거기 있으면 안될 거 같은 게.
내가 본 건 기껏해야 5살도 겨우 되어보이는 아기였음.
아무리 여름이었어도 그 첩첩산중에서 얇은 나시티? 같은 거 하나 입고 창백한 피부에 더벅머리를 한 채로 가만히 서서 있는데,
어린 마음에도 께름칙하고 무서운거임. 보면 안될 걸 본 거 같고.
그래서 엄마한테 엄마… 엄마 나 이상한 거 봤어 라고 하는데 엄마도 졸고 계서서 대답을 못해줬음. 아빠는 운전 하느라 바쁘고….
그러니 뭘 어떡함? 걍 X나 무서워하면서 얼른 별 보러 가고싶다라는 생각만 했지.
이 때까지만 해도 별 볼 생각이 더 커서 나름 견딜만 했는데, 나도 그럴 줄 알았나
그때 내가 멍청했던 게, 그런 걸 봤으면 창문에 지나치는 풍경을 안보고 있으면 되잖아? 근데
얼어뒤질 놈의 호기심인지 이미 그때부터 홀린건지 차 창문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거임;;;
뭔 정신으로 그걸 보고 있었는지 모르겠음. 약간 주사맞는 거 보고 있어야 되는 느낌? 그래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x발. 아까 걔가 또 보이는 거임.
내가 잘못 봤나 싶어서 애써 무시해봐도 그게 아니었음. 올라가다 걜 또 마주쳤으니까
여긴 산이고, 우린 자동차를 타고 왔는데 그 어린애가 우릴 앞질러 왔다고?
어린마음에도 그게 말이 안되는 걸 아니까 그때부터 난 X나게 울어대기 시작함.
엄마도 자다가 깨고 아빠도 잘 있던 애가 곧 죽을 것 처럼 자지러지니까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차를 세우려는데, 내가 곧 죽어도 세우지 말라 그랬대.
싫다고 막 쫒아온다고 엉엉 울었다더라.
그러니까 뭘 어떡함. 엉엉 우는 애를 싣고 천문대까지 왔지.
정작 천문대 근처에는 불 훤하고 여러 천문장비가 있어서 X나 21세기였음.
정작 나도 그날 별똥별이 너무너무 예뻤어서 애고 나발이고 걍 엽서랑 스티커 잔뜩 받고 사진도 찍고 희희거리면서 잘 놀다왔고.
그리고 나선 한참 기억도 안났었는데 엄마가 얼마 전에 그때 얘기를 하는거야.
그때 사실 본인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냐고.
사실은 엄마가 산길 초입부터 걜 봤는데,
암만해도 소름이 끼치는 게 허깨빈 것 같아서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고 하셨음.
그러다 하필 내가 걜 봤을 때 깜박 잠이 드신거고.
근데 애가 엉엉 울길래 깼더니 본인이 보신거랑 똑같은 걸 봤다고 하는데다
그게 우릴 쫒아온다니,
오금이 저리는 것 같았는데 티를 내면 내가 더 울것 같아서 그냥 달래기만 했다고 하셨음.
그니까 그걸 나랑 엄마랑 둘 다 본거 ㅇㅇ
정작 나는 어린애가 헛거 본 거라고 생각했는데 엄마 말 들으니까 좀 소름돋더라…
딱 이때 쯤 있었던 일이라 문득 생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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